얼굴에 선명한 검은색, 흰색 줄무늬를 가진 동물, 오소리! 이름은 익숙하지만, 막상 생김새나 생활 모습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너구리와 헷갈리기도 하고요. 😉 겉보기엔 순해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족제비과 동물 특유의 강인함과 놀라운 땅 파기 실력을 갖춘 반전 매력의 소유자랍니다.
오늘은 이 오소리라는 친구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흰 줄무늬 얼굴 빼꼼! 오소리의 생김새와 특징 🦡
오소리의 가장 큰 외형적 특징은 역시 얼굴의 줄무늬겠죠? 원통형 얼굴에 작은 귀, 뭉툭한 주둥이를 가졌고, 눈을 가로지르는 굵은 검은색 줄무늬와 그 위아래 흰색 줄무늬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몸 전체는 회색빛 털로 덮여있고, 몸길이는 50~80cm, 몸무게는 8~16kg 정도로 생각보다 덩치가 있는 편이에요. 다리는 짧고 튼튼하며, 크고 날카로운 발톱은 땅을 파기에 아주 적합하게 발달했죠.
가끔 너구리와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는데, 귀 모양과 위치(오소리는 낮고 처진 귀, 너구리는 쫑긋 솟은 귀), 머리와 몸의 전체적인 형태(오소리는 머리가 낮고 등이 아치형, 너구리는 개와 비슷)를 보면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겉모습과 달리 성질은 꽤 사납고 싸움도 잘하는 편이라고 하네요!
침실, 화장실까지? 오소리의 놀라운 지하 아파트 굴 파기 실력 🏡
오소리는 '땅굴 파기 명수'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큰 굴(sett)을 파고 생활합니다. 굴 파기 좋은 숲이나 초원 지대를 선호하는데, 이 굴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에요.
입구는 빗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경사지게 만들고, 비상 탈출을 위한 여러 개의 보조 출입구도 마련해 둡니다. 굴 내부는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어서, 잠자는 침실, 심지어 화장실까지 구분해서 사용할 정도로 깔끔한 성격이라고 해요! 직경 30cm, 깊이 2~8m에 이르는 이 오소리 아파트는 때로는 굴 파기 능력이 부족한 붉은여우, 너구리, 토끼 등이 세입자(?)로 들어와 함께 살기도 한답니다. 물론 오소리가 힘이 약해서 그런 건 아니고, 나름의 생존 전략이 숨어있다고 하네요. (세입자들이 입구 근처에 살면서 천적의 주의를 끄는 고기방패 역할을 해준다는...)
밤에 뭐 먹고 살까? 오소리의 식단과 천적들 🦉
오소리는 밤에 주로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입니다. 식성은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는 잡식성인데요, 작은 쥐 같은 설치류부터 새, 뱀, 개구리, 지렁이, 곤충은 물론이고 과일, 견과류, 식물의 뿌리, 버섯까지 그야말로 '숲속의 미식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후각은 매우 발달했지만 시력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요.
족제비과 동물답게 덩치에 비해 용맹해서 천적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호랑이나 표범, 늑대, 곰, 스라소니, 검독수리 같은 맹수나 맹금류에게는 잡아먹힐 수 있습니다. 사냥개 역시 위협적인 존재고요. 위험에 처하면 죽은 시늉을 하기도 하고, 의외로 나무를 잘 타서 재빨리 피신하기도 한답니다.
겨울잠? 아니죠! 오소리의 조금 특별한 겨울나기와 가족 사랑법 💕
오소리는 겨울잠을 잘까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봄까지 깊이 잠드는 겨울잠과는 조금 다릅니다. 추운 겨울에는 2~3일 정도 굴 안에서 활동을 줄이고 잠을 자긴 하지만, 깊이 잠드는 것이 아니라 외부 자극에 쉽게 깨어날 수 있는 '가벼운 겨울나기(torpor)'에 가깝다고 해요.
보통 암수 한 쌍을 중심으로 2마리에서 12마리 정도가 무리(clan)를 이루어 생활하며, 서로 엉덩이 부근의 냄새샘(취선)을 상대방에게 비비며 인사하고 동족을 알아보는 독특한 스킨십을 한다고 합니다. 짝짓기는 주로 겨울에 해서 봄에 새끼를 낳고, 평균 수명은 약 14년 정도라고 알려져 있어요.
보양식에서 보호 대상으로? 한국 오소리의 슬픈 현실 😥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야생 오소리를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과거, 오소리 쓸개가 몸에 좋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에 무분별하게 밀렵되었고, 정력에 좋다며 보양식으로 취급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유명 야구선수가 오소리탕을 먹고 힘을 냈다는 일화도 신문에 실렸지만, 정작 본인은 이제껏 먹어본 보양식 중 가장 비위 상하는 맛이었다고 회고했죠.)
지금은 법적으로 오소리 사냥이 금지되었지만, 이미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 멸종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전 세계 기준으로는 '관심대상(LC)' 등급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식용이나 약용 목적으로 오소리를 사육하는 농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전적으로 오소리와는 속(genus)부터 다른 '돼지코오소리'인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마무리하며
오늘은 얼굴에 멋진 줄무늬를 가진 땅 파기 명수, 오소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너구리와는 다른 독특한 생김새, 정교한 지하 집을 짓는 능력, 강인한 생존력과 나름의 사회생활까지,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동물이었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수난을 겪었지만, 이제는 보호받아야 할 우리의 소중한 야생동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자연에서 오소리와 마주치는 행운이 생긴다면, 그저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봐 주는 것이 최고의 배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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